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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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한 권사님께서 자신이 읽고 감동하신 책을 건네주셨다. 권미나 사모님이 지으신 ‘바보 엄마’라는 제목의 책이다. 권미나 사모님은 친생자녀와 입양자녀를 모두 합해 6남매의 엄마다. 딸 하나를 키우면서도 육아가 버거운 나의 관점에서는 책을 읽는 내내 입이 다물어지질 않았다.
세상이 볼 때는 이런 부모가 얼마나 미련하고 어리석게 보일까? 자녀 한 명을 키우는 것에 비용을 따지고, 효율성을 저울질하며, 환경과 상황을 먼저 걱정하는 관점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선택과 삶으로 보일 것이다.
그런데 책에서 만나는 사모님의 육아 여정은 그야말로 고난과 아픔, 순간마다 겪는 혼란과 갈등의 연속이다. 자신이 수고해서 위기를 극복했다는 이야기는 없고, 약하고 바보 같은 자신을 돌보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증거된다.
그 많은 자녀를 키우면서 오히려 아이들에게 위로를 받고, 도전을 받으며,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했다는 간증들에 눈물이 나고 마음이 먹먹했다. 하나님께서 내게도 그런 은혜들을 주셨지만, 받은 것들보다 없는 것들을 생각하며 가슴이 아닌 머리로 계산을 할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 가정이 딸을 만나고 하나님께서 깨닫게 하신 은혜들이 많다. 특별히 사랑하고 돌볼 생명이 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남이 아닌 나를 살게 하시는 축복의 통로가 됨을 깨닫는 순간들이 많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성도’로 부르시고 ‘직분’을 주시는 것은 다른 영혼들을 돌보고 사랑하는 ‘일’을 하게 하시려는 뜻이 있다. 이는 머리의 계산으로 되지 않고, 말씀에 순종하는 겸손과 가슴에서 비롯되는 사랑으로 되는 일이다. 세상은 권미나 사모님을 바보라 부르겠지만, 하나님은 ‘충성된 나의 청지기’이자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엄마’로 보시지 않을까?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고전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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